아름다운시와 음악/쉼터

[스크랩] 열정? 주책주의보

한나래 꽃예술 2010. 7. 31. 01:18

지인들과 더불어 여행도 하고 행복한 이야기도 나누는 예쁜 모임이 있었습니다.

오래전부터 계획되어진 일이었기에

전 아침부터 기쁜 마음으로 손님맞을 준비를 하느라

둘째아들 앞 세우고 장을 보러 가는 마음이 가벼웠습니다.

스스로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준비해야 손님맞이는 즐거운 법....

만나서 반가운 이웃을 가진 행운이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일이 아니죠.

혼잣말로

'하기싫으면 안해도 되는 일이야.. 그러니 정말 신이 나서 하고 싶은 일이거든. '

지방에 사는 저로선 가급적 시골냄새 나게 음식을 차리고 싶어 자연주의로 식단을 짰습니다.

 

제일 먼저 오신분은 젤 손위라는데 어째 몸매나 말투가 소녀같은 언니..

예쁜 유리병에 다육이를 심어 예쁜 봉투에 담아 오셨네요!

그러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은 역시 맏언니입니다.

" 있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라고 말하면서 스스로 열정이라고 여기며 나섰다간

곁에서 보면 마치 주책이 되는 나이가 문득 되더라구.

아직 젊다고 여기고 싶어도 어느 날 내가 가장 어른인 곳이 많아지니... "

항상 돌아보며 나이들어야겠다는 깨우침을 주시는 말씀들.....

저도 이제 어딜 가나 '형님'이라는 칭호로 불러주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니 어느 날부턴가 여기저기 레이스며 반짝이가 많은 옷들을 입고 나서기가 쑥스러워집니다.

작년까지 별로 거리낌없이 입던 옷이

"내가 이런 옷을  입고 나가도 되나?"

싶어지는 때가 된 겁니다.

어른들 말씀은 경험과 지혜의 산물이니 이도 마음에 새겨야죠.

그래서 나이 든 멋쟁이어른들은 레이스속옷을 보상심리로 극성떨며 입나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 다른 분은 선물 봉지에 달콤한 자두를 한가득 가지고 오셨네요.

말씀도 나긋나긋, 자분자분  참 자상합니다.

몸도 아프신데 함께하는 시간을 위해 기꺼이 먼 길을 달려오셨습니다.

들판을 보며 그저

"참 예쁘다!"

하시는 데도 맛깔나게 들립니다.

참 좋은 목소리, 말투는 듣는 이들에게 평안함을 선물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눈빛은 또 얼마나 자상한지...

참 가까운 곳에 사시는 친언니같은 푸근함을 간직한 분은 정말 친정언니처럼

바나나며 오렌지, 부대찌개거리를 파 하나 빠뜨리지 않고 다 챙겨오셨더라구요.

진짜 감동입니다. 

게다가 나중오신 분은 멋진 화분에 망사 스타킹을 가져오셨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에 나누는 기쁨이 소중합니다.

누구 한 분 대충 사는 분이 없으십니다.

인생 반 지나 만난 친구인게 아쉽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내 남은 삶중 가장 빠른 날...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좋은 이웃은 축복이 됩니다.

제 선물인 점심을 내내 맛있게 드시니 준비한 게 보람듬뿍이네요~

그게 제 마음이었습니다.

 

 

나중에 오신 분이라고 대충이란 없습니다.

향수만큼이나 향기로운 공주님이 등장하셨습니다.

향수를 하나씩 인사하며 돌립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선물 하나는 준비할 걸...음식만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네...'

그저 저보다 몇배는 센스 있어 보입니다.

좋은 이웃은 언제나 가르침을 줍니다.

이런 게 자기 관리고 좋은 이미지를 주는 지름길이니까...

배울 건 배워야 내일은 참한 어른이 되는 법이죠.

 

 

식사후 우린 둘째의 피아노연주를 듣고

저와 한 분이 플륫과 피아노연주를 하고 박수치고 웃고 수다떨고...

폭염이란 말이 무색하게 집안은 서늘합니다.

선풍기 두 대로도 한여름 문제없습니다.

둘째 친구들이 MT를 올 지경인 우리집은 그래서 여름휴가도 언제나 생략이거든요.

더우면 앞 냇가로 달려~달려~ 

 

 

해가 설핏하니 우린 미리내성지로 마실을 갔습니다.

온통 여름의 푸르름으로 가득한 성지는 고요합니다.

미리내성당에서 성당내부도 안내하고

제대아래 성인의 유해 일부분도 참배하며 경건한 시간을 보내고 성지 이곳조곳을 둘러 보고 나오다

논둑을 거닐었습니다.

철 이른 고추잠자리떼를 만났습니다.

강아지풀이 통통하게 살이 오른 걸 보니 이제 가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내친 김에 고삼저수지를 둘러보러 갔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참 멋집니다.

장마에 불어 오른 물이 푸르디 푸릅니다.

황혼의 햇살이 물위에 붉은 그림자를 길게 드리웁니다.

해질 녘 그곳은 하루를 담백하게 돌아보게 합니다

 

 

길을 가다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도 잠시 거닐어 봅니다.

무서움이 많아 단 한번도 넘지 못했던 늑목이 보입니다.

철봉도 미끄럼틀도 정글짐도 이젠 추억을 상기시키는 부드러운 속삭임이죠.

누구네 집 앞에 있는 작은 화단에 분꽃이 피었습니다.

하나 따서 귀에 걸고 보여 주자 모두들 재미나게 귀걸이를 하는 장난을 해 봅니다.

품위야 누구에게나 뽐낼 분들이지만 어린아이처럼 정겹게 장난을 칩니다.

누가 보면 주책이라할까요?

아직 우린 열정이 넘치는데...

 

 

그누가 뭐래도 마음은 열정을 담고 영혼은 깊은 품격을 유지할 일입니다.

우리가 정녕 젊음을 논하는 좋은 친구라면

서로를 다독이며 신나는 오늘 하루를 감사하며 즐기면 그저 그뿐...

그러나 내일은 누구보다 품위있게 세상과 호흡할 것입니다.

참 좋은 친구와 함께한 오늘 하루 세상은 폭염이어도 우리는 신나는 하루였습니다.

감사해요~^^*

 

 

 

 

 

 

 

 

 

 

 

 

 

출처 : 용인 젬마네 집
글쓴이 : 젬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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