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화훼식물/아름다운 화훼식물들

[스크랩] 이젠 잎이다.

한나래 꽃예술 2012. 4. 23. 19:13

봄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다.

비오는 내내 온도가 낮아져 꽃들이 아직은 그대로 붙어 있다.

이러다 2-3일 햇볕이 쨍쨍 나면 온도가 오르며 꽃들은 금방 다 떨어져 버릴 것 같다.

 

하지만 순환이다.

줄기나 마디 안에서 잎들은 이미 힘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다.

안에서 밀고 나오는 힘은 바위도 ?을 기세로 맹렬하다. 참 대단한 힘이다.

 

잎들의 모습을 보면 강력한 생명력을 느끼지만 때묻지 않은 순수함도 그대로 묻어난다.

세상에 갓 태어난 아기처럼, 여린 피부와 부드러움을 그대로 간직한 체 거친 세상으로 나온다.

하지만 일단 엄마 몸 밖으로 나오면 세상에 적응하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  

 

봄에 꽃이 피고 난 뒤 잎이 본격적으로 나오는 생강나무, 히어리, 앵두, 산수유...

아예 잎들이 꽃눈을 물고 나오는 가막살나무, 노린재나무, 라일락, 자두...

게을러서 좀 늦게 잎을 내기 시작하는 감, 느릅나무, 처진뽕나무, 자귀, 대추, 헛개나무...

다들 자연과 교감하며 자기 할 일 하느라 바쁘다. 

 

바닥 낮은 곳에 풀들도 꽃이나 잎을 내미느라 바쁘긴 마찬가지다.

잎과 꽃을 같이 내미는 금붓꽃, 미나리냉이, 금낭화, 풀솜대, 은방울꽃...

그런가 하면 잎과 줄기를 쭉쭉 올리는 청나래고사리, 고비, 우산나물, 참나리...

참꽃마리도 풍성한 잎들을 늘리느라 여념이 없다.

 

봄비가 촉촉하지만 우리 동네 벚꽃들은 아직 생생하다.

개화 초기에 온도가 낮아지며 봄비가 조용히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꽃잎들이 물기는 잔뜩 머금고 있지만 여전히 잘 붙어있다. 

이 비가 갠 뒤 4-5일 정도 만개하였다가 온도가 오르면서 꽃비되어 떨어질 것 같다. 

 

한창 개화기에 비가 왔으니 올해도 많은 유실수들이 수분수정 부족으로 결실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다.

과수농가는 착화 및 착과량 확보를 위해 미리 전략이 필요할 것 같은 느낌이다. 

 

이른 봄 가장 먼저 노란 꽃을 보여줬던 생강나무, 이젠 어린 잎들이 그 자리를 채워주고 있다.

 

저절로 수형이 잡히는 노린재나무, 잎들을 꽃눈을 물고 나온다. 

 

역시 며칠 전까지만 해도 노란 꽃이 대롱대롱 매달렸던 히어리, 어린 잎들, 솜털까지 부드럽다. 

 

아직 본격적으로 세상 맛을 보지 못한 단풍나무 신초, 금방 펴질텐데...  

 

개복숭아꽃, 복사꽃답게 화사한 모양이 수줍은 18세 색시 볼이다. 

 

황매화도 바람에 끄덕이며 잎과 꽃이 함께 등장하고 있다. 

 

올 해도 앵두가 얼마나 달릴꼬...

 

뒷 정원에 옆집과의 통로, 그 아래 습지정원이 있다. 몇몇 습지식물들이 어울려 산다.

 

 아주 쭉쭉빵빵한 청나래고사리, 요즘부터 5월까지 참 보기 좋다.

 게으름뱅이 처진뽕나무도 잎들을 내고 있다.

 

옆 집에서 심은 모과 실생묘 같은데 잎 나오는 힘이 느껴진다.  

 

막 나왔을 때 할아버지 보청기 같던 잎들이 풀리며 슬슬 정체를 드러내는 고비다.

  

자두나무도 연초록 잎을 맘껏 내고 있다. 

 

가막살나무는 마주 난 잎들이 꽃을 잘 안고 나온다. 

 

라일락, 잎과 꽃대가 같이 한창 나오고 있다. 그 향이 먼저 느껴진다. 

 

금붓꽃, 비는 오지만 벌어진 꽃잎을 다물 수 없다.

  

 우산나물도 요 때가 참 예쁘다. 좀 있으면 우산을 펴겠지만...

 

미나리냉이, 이 아가씨도 하얀 꽃을 머리에 달고 나온다. 

 

은방울꽃들이 조릿대와 일전을 벌이고 있다. 피차 둘 다 땅속줄기로 번식하니 누가 이기는지는 좀 더 있어봐야...  

 

뻐꾹나리도 올해 작년보다도 많이 번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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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순환이다. 이젠 잎이다.

이 잎 들이 잘 자라야 내년에 필 꽃눈들이 충실해진다.

자라나는 어린 꿈나무들, 지금 청소년들이 우리의 미래라는 것은 이 때문이다.

막 삶을 시작한 새잎들을 보면서 후배들, 새싹같은 어린이들의 소중함을 새삼 생각해본다.          

출처 : 야생화 알아가기
글쓴이 : 서비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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